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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해오면서 초급 관리자가 된 시점은 8년이 지난 이후였다. 대표이사 시절도 이사회 의장과 같은 상사는 항상 존재하였으니, 그 동안의 생활은 다양한 상사를 모셔온 종업원의 생활이기도 하다. 다행히 인복이 많아서 좋은 멘토분들을 만났고, 많은 것을 배웠다. 직속상사는 물론 주위의 선배들을 통하여, 지금 내자신의 관리스타일도 학습되었을 것이다. 

 

항상 마음에 드는 상사만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론 불만족스러웠던 상사도 있었다. 좋은 상사는 따라야 할 것을, 불만족스러운 상사에게서는 따라 하지 말 것을 배웠다. 필자는 좋은 상사와 그렇지않은 상사를 구별하는 자질을 “칭찬, 경청, 설명”이라는 키워드로 갖게 되었다. 

 

종업원으로서 필자에게 있어서 만족스러운 상사는 “칭찬을 자주하고, 기꺼이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유를 설명해준 분”이다. 반면, 불만족스러운 상사는 “야단치기를 더하고, 자기 말만 하고, 설명도 해주지도 않는 성정”을 가진 분들이었다. 

 

칭찬하지 않는 관리자에게 

 

한동안 학생 생활기록부에서 “과묵”이 칭찬으로 간주되던 때가 있었다. 오랜 유교문화는 과묵함으로 자기 생각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보게 만들었다. 그 때문인지, 어떤 관리자는 칭찬도 잘 하지 않는다. “난! 잘 칭찬하지 않습니다!”를 어쩌다 한 칭찬의 솔직함을 강조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사람도 흔하다.

 

이들에게 칭찬은 과거의 성과에서 나온다는 생각에 잡혀있다. 그러나, 칭찬은 미래를 만들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자녀를 북미에 유학 시킨 부모들이, 그곳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얼마나 칭찬하는지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그들은 어떤 일이든 잘하는 것을 찾고, 부풀려 칭찬한다. 비록 칭찬의 타당성이 부족하였더라도, 아이들은 걸맞게 성장하고 결국 칭찬의 부채를 탕감한다. 직원을 칭찬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즉시 하는 것은 관리자의 기본 자질이다. 

 

경청하지 않는 관리자에게 

 

드라마를 보면 직장에서 신참이 “제 생각으로는…”라는 말을 하는 순간 팀장이 “누가 생각하라고 했어! 시키는 대로 해!”라는 대사를 외치는 것을 보게 된다. 직원에게 생각을 포기하도록 한다는 것은 상관이 모든 상황에 대응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여유와 역량이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어쩌다 직원이 이야기 하려 하면 “내 이야기부터 들으세요!” 라고 잘라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은 입을 다물게 된다. 정보시스템의 환경에서도 “Dummy” 단말기가 “지능형”으로 바뀌었던 것은 사회상을 반영한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는 고객접점의 직원들은 기업이 가야 할 신탁(神託)을 주는 회사의 예언자이다. 예언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관리자는 곤란에 처한다. 직원들의 말을 잘 듣는 태도는 기본적인 관리자의 자질이다. 

 

설명해 주지 않는 관리자에게 

 

임원시절 역량이 높은 프로그래머를 뽑아, 타 부서의 개발팀에 배치한 적이 있다. 몇 개월 만에 해당직원의 근황을 물으니,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유인 즉, 3개월 동안 아무 일도 시키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팀장이 설명도 해주지 않아서, 왜 월급을 받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퇴사하였다는 것이다. 

 

경영의 핵심은 모든 사업활동을 설명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조직의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모두다 자신이 하는 일과 방향, 그리고 과정에 대하여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부하직원에게 설명해 주지 않는 관리자는 왜 설명해 주지 않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관리자의 자질은 없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제는 직원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 필자는 좋은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구분하는 자질을 “질문, 기록, 보고”라는 키워드로 갖게 되었다. 

 

관리자로서 필자가 성장가능성을 높이 보는 직원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며, 자신의 활동과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고, 상사와 긴밀히 의사소통”하려 노력하는 직원이다. 반면,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직원은 “몰라도 질문하지 않고, 시키지 않으면 기록도 하지 않으며, 묻지 않으면 상사에게 보고도 하지 않는” 직원들이다. 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질문하지 않는 직원에게 

호기심은 지혜의 근본이다. 호기심이 많은 직원은 많은 질문을 한다. 좋은 질문을 던질수 있는 사람은 끊임없이 깨우치고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부여 받은 임무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할 때는 처음부터 질문을 해서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나중에는 질문하기도 쉽지 않고,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질문은 무엇(What)을, 왜(Why), 어떻게(How)에 집중된다. 

 

무엇을 질문 할 지 모르는 경우는 자신이 아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남에게 질문하지 않는다면, 자신에게라도 던져야 한다. 질문 할 것이 없다면, 성장은 멈춘 것이다. 질문하지 않는 직원은 성장할 수 없고, 성장하지 않는 직원에게 투자하는 것은 낭비이고 죄가 아닐까? 너무나 익숙하여 질문할 것이 없다면, 성장을 위하여 다음 단계로 도전 하기를 권고한다. 

 

기록하지 않는 직원에게 

 

기록은 세가지 목적이 있다. 첫째는 가야 할 방향과 목적을 정 함으로서 비교기준을 잡을 수 있다. 둘째는 문서를 통하여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다. 셋째는 개인은 물론 회사의 지적 자산이 된다. 직장인이 수행한 과업을 문서로 정리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라지면, 정보도 아울러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니, 평가를 할 수도 보상을 할 수도 없다. 

 

여행을 갔다가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고 한다. 그룹 여행에서 사진기를 가지고 가는 사람은 남보다 더 많은 짐을 꾸리는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다. 사진에는 찍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타인을 향한 배려심이 있는 사람이 기록을 남긴다. 기억력은 휘발한다. 휘발한 기억은 지나간 시간도 가져가 버린다. 기억이 없다면 인생도 없다. 기록은 기억을 보존하고, 인생을 만든다. 기록하기를 등한시 하는 직원은 인생의 무게를 가볍게 보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채용할 수 없다. 

 

보고하지 않는 직원에게 

 

직원의 상당수는 상관이 호출하지 않으면 일의 진척상황을 보고하지 않으려 한다. 상사의 기억력을 테스트하려는 것 같다. 최초 보고서가 최종보고서인 경우가 많다. 잘못된 산출물을 마지막에 보고하여, 품격이 떨어지는 산출물을 생산하고, 납기를 놓쳐 헛수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보고는 대면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email 보고, 메모 보고, 전화 보고 등 다양하다. 왜 보고하지 않았는가 말하면, 상관이 너무 바쁘게 보여서 하지 못했다는 직원도 있다. 그러나, 상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객과 직원을 만나는 데 있다. 

 

직원들은 점점이 발생하는 사건들의 패턴인식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보고는 직원이 상사에게 자신의 구조화 역량을 보여주는 절호의 기회(MOT: Moment of Truth)이기도 하고, 반대로 실망을 안기는 결정적 순간일 수도 있다. 귀하가 미루어둔 보고내용이 회사의 안위를 위협하는 사건으로 전개될 수도 있고, 발생할 위험을 사전에 예방 하는 귀중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 보고시점과 내용정리에 서투른 직원은 리더가 될 수 없다. @ 
 
[필자소개]
정보관리기술사, 미국공인회계사 출신으로 현재 국내 1호 대학 자회사인 트란소노 대표를 맡고 있다. IBM, 안철수연구소 상무, 안랩코코넛 대표이사 등 23년간 IT 산업에 종사하여 왔다.  블로그(blog.daum.net/ilovedom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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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출처 : http://agile.egloos.com/5265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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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기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하실 일이 있습니다. 이 단계를 빠트리면 나중에 후회하실 겁니다. 자신이 이제까지 일하면서 함께 일하기가 정말 힘들었던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왜인지 의사소통도 잘 안되고, 마음도 안맞고, 사고방식도 다른 것 같은 사람 말이죠. 한 명이 떠오르십니까? 구체적으로 한 명을 정하세요. 만약 이런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래 글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바로 몇 사람이 확 떠오른다면 꼭 보셔야 합니다. 자신이 팀장이라면 더더욱.

총알 장전되셨나요? 그럼 시작하죠.

답답하거나 경솔하거나


우리의 단골 배우 홍춘이와 술퍼맨을 다시 등장시키도록 합시다. 두 사람은 회의 중 입니다.

우선 홍춘이가 팀장이고, 술퍼맨이 팀원인 경우입니다.


홍춘이(E) : 그래서 요약하자면, 화면 UI에서 그리드 처리 부분이 모조리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바꾸면 좋겠어요?
술퍼맨(I) : ....
홍춘이(E) : 혹시 아이디어 있냐고요?
술퍼맨(I) : ...
홍춘이(E) : (술퍼맨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술퍼맨(I) : (한참 후에 마지못해 말문을 열며) 잘 모르겠습니다.
홍춘이(E) : 아이 답답해. 뭐 생각이 있을 거 아니에요?
술퍼맨(I) : 저기... 오늘 퇴근 전까지 이메일로 드리면 안될까요?
홍춘이(E) : 아니 그냥 지금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 해보라니까요.


답답한 상황이죠? 자 이번에는 홍춘이가 팀원이고 술퍼맨이 팀장인 상황입니다.


술퍼맨(I) : 그래서 요약하자면, 화면 UI에서 그리드 처리 부분이 모조리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냐가 문제인데...
홍춘이(E) : (틈을 보고 끼어들며) 제가 알고 있는 괜찮은 오픈소스 위젯이 있는데...
술퍼맨(I) : (홍춘이를 째려본다)
홍춘이(E) : 아니면...
술퍼맨(I) : 아, 지금 이야기 하지 말고요...
홍춘이(E) : 그냥 지금 말씀드리면 안될까요?
술퍼맨(I) : 그거 충분히 고민해 본 아이디어인가요?
홍춘이(E) : 그건 아닌데...
술퍼맨(I) : 각자 생각해 보고 오늘 퇴근 전까지 이메일로 저한테 보고해 주세요.
홍춘이(E) : 아니 지금 이야기하고 결정하면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술퍼맨(I) :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자료도 좀 찾아보고 장단점을 비교해 본 다음에 이메일로 보고해 주세요.


역시 두 사람이 소통이 잘 안되기는 마찬가지 같습니다. 두 경우에 팀장이 바뀌었는데(첫번째는 홍춘이, 두번째는 술퍼맨), 두 팀장은 팀원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흥미롭게도 둘 다 같은 평가를 내립니다.

"참 생각이 없는 사람이구나"

하지만 이유는 다르죠. 홍춘이가 팀장일 때는 술퍼맨에게서 바로 바로 답이 안나오니까 생각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생각을 할 것이고, 반대로 술퍼맨이 팀장일 때에는 너무 바로 답이 나오니까(고민해보지도 않고) 생각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생각하겠죠.

여기에서 홍춘이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데에서 에너지를 얻는 외향형(E)이고 술퍼맨은 혼자 생각하는 데에서 에너지를 얻는 내향형(I)에 해당합니다.

MBTI 성격 유형


MBTI 성격 유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외향/내향 구분도 MBTI 성격 유형에 포함됩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성격 유형 테스트 중의 하나가 MBTI입니다. 성격 유형 테스트는 이 외에도 상당히 많습니다. 에니어그램, DISC, 빅파이브(Big Five) 등이 잘 알려져 있죠. 이 중 MBTI는 이제까지 성격 유형 테스트의 제왕이라고 부를만 했습니다. 그 정도로 많이 쓰이고, 연구도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성격 유형 연구는 점점 인기를 잃어왔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소위 성격 유형 연구의 르네상스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빅파이브라고 하는 새로운 성격 유형 이론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빅파이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그 시기 이전의 연구를 "비과학"으로 일축하기도 합니다.

실제 학계에서 인정받고 연구를 많이하는 순으로 따지면 빅파이브가 첫번째이고 그 다음이 MBTI이며, 에니어그램이나 DISC는 조족지혈 수준입니다(궁금하신 분들은 google scholar 등으로 논문수 검색을 해보시길).

저는 MBTI, 빅파이브, KAI 이 세가지 정도를 알면 심리학 비전문가로서는 충분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특히 MBTI는 실용적인 면에서 높은 가치가 있어서 사람들(관리자, 코치, 컨설턴트, 개발자 등)에게 많이 권하고 있습니다. 외우기도 쉽고, 즉석에서 활용하기도 좋습니다. 경영자건, 팀장이건 개발자이건, 자신이 많은 사람들과 통하지 못한다고 느끼면 꼭 MBTI를 공부해 볼 것을 권합니다.

네 개의 축, 8개의 글자


여기에서 간단하게 MBTI를 소개하도록 하죠. 원래는 이것보다 좀 더 복잡합니다만 실전에서 써먹을 정도로만 간략히 알려드립니다.

총 네 개의 축(차원)이 있습니다. 각 축에서 자신은 두 값 중 하나의 값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2 * 2 * 2 * 2 = 16으로 총 16가지의 성격 유형이 나오게 됩니다. 앞서 언급된 외향/내향 구분은 첫번째 축입니다. 나머지 세개의 축은 직관/감각, 사고/감정, 판단/인지입니다.


I

 

N

 

F

 

P

에너지

?▶

정보

?▶

결정

?▶

행동

E

 

S

 

T

 

J



네 개의 축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할 일이 있을 때 일단 에너지를 얻어서, 그 에너지로 정보를 취하고, 그 정보로부터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토대로 행동에 옮기는 순서입니다. 이것을 나누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에너지를 어떻게 얻는가에 대한 선호(Internal/External)
  • 정보를 어떻게 습득하는지에 대한 선호(iNtuitive/Sensing)
  •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에 대한 선호(Feeling/Thinking)
  • 행동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선호(Perceiving/Judging)
내가 각각의 축에서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글자가 하나씩 정해지고, 개인당 총 4개의 글자를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INTP에 가깝습니다(어떤 글자는 강한 성향을 갖고 다른 글자는 약한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각 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안에서 에너지를 얻는 I, 밖에서 얻는 E


일단 일을 하려면 에너지(동기)가 있어야겠죠? 이 축은 자신을 어떻게 재충전하기를 선호하는가를 말합니다. 힘빠질 때 혼자 있고 싶은지, 아니면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회의 중 쉬는 시간에 I(Internal)들은 혼자 있고 싶어하지만, E(External)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개발 생산성 향상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주로 E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I는 가만히 있죠. I가 참여하게 하려면 회의 전에 미리 준비해 오도록 고지를 해주거나, 혹은 회의 중에 일정 시간은 모두 말 안하고 종이에 자기 아이디어를 적는 시간을 두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형태의 브레인스토밍은 매우 E적인 활동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 분포에 따르면 I 성향의 사람들이 절반이 넘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브레인스토밍이 실패합니다.

큰 그림을 선호하는 N, 개별 사실을 원하는 S


에너지가 생기고 나면(동기가 충분하면), 내가 할 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으로 시작해야겠죠. N과 S의 차이는 발표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N이 발표하고 S가 듣는 사람이라면, N은 시스템과 "와꾸"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정말 완벽한 발표였다고 생각하죠. S는 도무지 그 설명이 와닿지를 않습니다. 뜬구름 잡는 소리죠. 실제 데이타를 원합니다. 도표라도 좀 있기를 바라죠. 사례도 좀 있었으면 하고요. 반대로 S가 발표하고 N이 듣는 경우는 어떨까 상상해 보세요.

보통 팀장과 팀원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면 일차적으로 N/S의 차이 때문은 아닌가 반문을 해봐야 합니다. 극단적 N 팀장은 비전만 잘 이야기 해주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잘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S 팀원들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시를 원합니다. 극단적 S 팀장은 어떨까요?

가치가 중요한 F, 논리가 중요한 T


정보가 있으면 이제 결정을 내려야죠. F는 감정과 가치를 중요시합니다. 거기에 따라 결정을 내립니다. T는 논리와 사고가 중요합니다. 그 기준으로 결정합니다. 사람들에게 누가 따뜻한 사람으로 비춰질까요? 누가 객관적인 사람으로 비춰질까요?

고객의 요구사항 수정 요청이 있다고 칩시다. F와 T는 각기 어떻게 느끼고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F는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를 중요시 여깁니다. 상대가 나를 나쁜 사람으로 보는 것은 어떻게든 피해야할 상황입니다. 반면, T는 나름 엄격한 객관적 규칙에 따라 결정을 내립니다. 예컨대 요구사항 수정 요청 문서가 왔느냐, 제대로 되었느냐, 논리가 맞냐(이해가 되냐) 등을 기반으로 이 요청을 들어줄까 말까를 결정합니다.

고객과 개발자가 모두 T:T라면 어떨까요? 좋을 때는 논리로 풀어나갑니다. 나쁠 때에는 사소한 것으로 니가 옳니 내가 옳니 싸움을 합니다 -- 예컨대 맞춤법.

정보를 구하는 P, 결정을 내려버리는 J


마지막으로 행동을 할 차례입니다. P는 어떻게든 여러 옵션을 열어두고 좀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J는 뭔가 끝내고 정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누가 계획 세우고 그걸 지키는 것을 좋아하고, 잘할까요? 누가 원래 계획에도 없던 새로운 정보를 자꾸 들고올까요?

J는 P를 보고, "재들은 매일 이것 저것 건들이는 것만 많고 제대로 끝마치지 못해"라고 말하며, P는 J를 보고 "재들은 매번 처음 세운 계획 대로만 따라가려고 하고 배가 침몰하는지는 관심도 없지"라고 비판합니다. 이렇게 J와 P는 갈등의 큰 원인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상호 매력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결혼한 부부들의 경우, J/P가 섞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J와 P의 행동 결과가 비슷한 경우도 많습니다. 모듈을 작성하라고 줬더니 둘 다 일찍 끝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동기가 다릅니다. P는 또 다른 모듈에 자꾸 마음이 가서, 현재 그 모듈을 재빨리 마친 것이고, J는 그냥 마치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마친 겁니다. 둘 다 위험하죠. 관리자는 두 사람에게 다른 처방을 해야 합니다. P에게는 현재 작업하는 모듈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보이기 전까지는 다른 모듈에 손대지 못하도록 해야하고, J에게는 모듈의 테스트 커버리지나 복잡도 등의 명시적 기준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완료"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야 합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일화. 군 관련 프로젝트 팀에서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교육 및 컨설팅을 요청하더군요. 저는 교육을 하기 전에 항상 대상자에 대한 인터뷰와 설문을 하는데, 프로젝트 참가자들의 MBTI 성격을 알게 되었습니다. 20여명이었는데, 전원 J더군요. 한 명 빼고요. 그 한 명이 저에게 컨택을 했던 분이었습니다.

성격은 디지털이 아니다


MBTI 같은 성격 유형이 비판 받는 것 중 하나가 성격을 디지털 값으로(즉, 이산값) 본다는 점이죠. I나 E 둘 중 하나라는 구분이 인위적이고 너무 극단적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빅파이브 같은 경우, 둘 중 하나가 아니고 어떤 연속적인 축 상에서 어디쯤 위치하냐로 결과가 나옵니다.

그런데 MBTI도 그런식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MBTI 성격 테스트를 하면 각 축 별로 점수가 나옵니다. 예컨대, I가 30%, E가 70%라고 나오면 당신은 E 유형이다 라고 말은 하지만, I도 30% 존재하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50:50 가까이 나오기도 합니다.

항상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극단적인 값을 가진 글자입니다. 즉, 80-90% 가까운 값을 가지는 글자가 있으면 대인관계에서 이 글자가 속을 썩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반대편으로 80-90%인 사람과 만난다면 더더욱요. (예컨대 90%짜리 I랑 90%짜리 E가 만나는 경우)

도대체 모든 게 맘에 안들던 그 사람


이 글을 읽기 전에 떠올렸던 분이 한 분 계시죠? 이제부터 MBTI 실습 시간입니다. 그 분의 MBTI 유형은 무엇이었을까요? 또 자신의 MBTI 유형은 무엇일까요? 어느 글자가 같고, 어느 글자가 달랐을까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축에서 생겼을까요?

가능하다면 이 실습은 여럿이서 하면 좋습니다(AC2 과정에서는 MBTI 및 여러 성격 유형을 중요하게 다루고 실습하고 있습니다). 한 너댓명이 모인 다음, 한 사람(술래라고 합시다)이 자기가 가장 힘들었던 사람을 하나 떠올립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사람에게 스무고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질문 합계가 총 20개를 넘으면 안됩니다). 직접적으로 MBTI 유형을 묻는 질문 아니고는 모두 가능합니다. 질문을 마치고는 돌아가면서 각자 술래의 MBTI, 술래가 힘들어한 사람의 MBTI를 추정하고,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을 것이고, 어떤 충돌 사례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는 추측을 말합니다. 그걸 들으면서 술래가 "내 생각도 그렇다"나 "오, 그래 정말 맞다!"라는 반응을 보이면 추측을 잘 한 것이죠. (나중에 익숙해지면 <오만과 편견>의 인물 MBTI 맞추기나 <토마스와 친구들>의 캐릭터 MBTI 맞추기 등의 "놀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했더라면 둘의 관계가 좀 더 나아졌을까 토의해 보는 겁니다. 이걸 해보면 항상 느끼는 것은, "나에게 다른 선택이 있었구나", "내가 자원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구나" 같은 것입니다.

"그 사람이랑은 말이 안통해요"라고 말하는 경우, 사실은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과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과제입니다. 현재 자신의 업무에서 함께 일하기 가장 힘든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 사람의 MBTI와 내 MBTI를 비교해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관계 개선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액션 아이템을 뽑아보세요. 그리고 내일 당장 실험해 보세요.

끝으로 버지니아 사티어가 했던 말로 마무리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같음을 통해 연결되고, 다름을 통해 성장합니다"

--김창준

p.s. 개발자와 성격유형, 그리고 이에 따른 PM의 지침 등에 대해서는 QSM3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이 글도 QSM3의 도움을 많이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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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agile.egloos.com/5252946


앞으로 몇 번 동안은 AC2 내용을 조금씩 소개하는 글을 실어볼까 합니다. 첫번째로 "피드백을 잘 주고 받기"에 대한 입문격의 소개글로,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을 때 대처법입니다.

그거 피드백 맞어?

상상해 봅시다. 오늘 프로그래밍하다가 나름 멋진 기술을 발견했습니다. 재미있어서 점심도 샌드위치로 때우고 더 다듬는 작업을 했습니다. 너무 뿌듯합니다. 오후에 팀 리뷰할 때 팀장에게 코드를 넌지시 보여줍니다.

팀장이 코드를 한번 휙 훑어보더니 아무일도 없는 듯 한마디 던집니다. "아, 이 기법. 내가 고등학교 때 봤던 C 교재에 나왔던 거네."

이 말을 듣는 여러분의 마음은 어떨까요? '아이구, 그래 너 잘났다. 너한테 보여준 내가 잘못이지.' 혹은 '그래, 내가 뭘 대단한 걸 알아내기나 하겠어. 용써봐야 팀장님 발끝에도 못미치지.' 등의 극단적 반응을 하기 쉬울 겁니다. 어느 쪽이건 기운이 팍 빠지겠죠.

피드백 훈련을 못 받았다

문제는 팀장이 피드백을 주는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팀장의 팀장도 필경 제대로된 피드백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가족 치료에서는 가족 내부의 문제는 대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예컨대 아버지가 가진 문제는 아들이 학습하고, 다시 손자에게로 이어짐), 팀내의 역동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팀의 문제는 전승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때 팀원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첫번째 단계로 피드백을 해석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는 이의 사실

우선 기억해야할 명언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항상 마음 속에 담아두는 훈련을 하면 좋습니다.

피드백 정보는 그것이 어떻게 보이든 간에 상관 없이 거의 모두,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No matter what it appears to be, feedback information is almost totally about the giver, not the receiver)

--제럴드 와인버그

이 원칙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주는 이의 사실(Giver's Fact)이라고 합니다(QSM3 p.220). 쉽게 말해, 누군가가 나에게 피드백을 주면 그 피드백에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한 일이 어떻고 하는 정보보다, 피드백을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정보가 더 많다는 겁니다.

팀장 피드백 속의 정보

앞에서 팀장이 한 이야기는 나(팀원)에 대한 정보보다 팀장 자신에 대한 정보가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정보들이 있는지 볼까요?

  1. 팀장은 다른 팀원들에 비해 자신의 지식 수준에 대해 자신이 없고,
  2. 가만히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 수준을 낮게 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에게 말 안해줘도 잘 알텐데 왜 자신의 지식을 이런 부적절한 순간에 알려야 했을까)
  3. 팀장은 자신이 많이 알아야 팀장으로서의 권위가 선다고 생각하며, (팀장의 권위를 세우는 다른 효과적 방법을 모르고)
  4. 팀장으로서의 권위와 리더십에 자신이 없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왜 이런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했을까)
  5. 결과적으로 상대나 맥락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의 피드백에는 팀원이나, 팀 리뷰라는 맥락에 대한 언급이 없다)
여기에서 보다시피 흥미로운 점은 스스로 피드백 뒤에 숨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게 된다는 점이지요.

주는 이의 사실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이 원칙을 잘 활용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 피드백을 줄 때 : 내가 혹시 이 피드백을 통해 주려는 정보는 무엇인가? 나에게 어떤 느낌과 의도가 있는가? 상대는 이 피드백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할까? 등을 미리 파악하고 생각해볼 수 있으며, 좀 더 적절한 피드백으로 바꾸어 전할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내가 줬던 피드백을 반성할 수도 있다)
  • 피드백을 받을 때 : 부정적이거나, 사람을 조종하려는(manipulating) 피드백을 대했을 때 우선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고, 내 감정에 너무 휘둘리지 않으면서 상대의 느낌, 욕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피드백 정보를 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석하고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받았던 "가슴 아픈" 피드백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처음 소개한 상황에서 팀원이 "주는 이의 사실" 원칙을 따르면 직전의 "피드백을 받을 때"의 이점들을 얻을 수 있겠죠. 부정적 피드백을 들으면 머리 속이 꽉 차버립니다. 도무지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게 되죠. 하지만 이 원칙을 적용하면 머리 속에 공간과 여유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피드백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받아들이기가 훨씬 수월하겠죠.

좀 더 효과적인 피드백을 주는 방법과 그런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방법(팀원, 팀장으로서)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나면 글을 써보도록 하죠.

--김창준

p.s. 참고로 이 글은 앞에서 언급했던 QSM3의 17.7.4 실천문제에 대한 제 답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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